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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름  
   섬그늘 (2013-10-18 11:00:32, 조회 : 2377, 추천 : 382)
제목  
   시창작 이론-28
시창작 이론--28 상징 활용

비유 이상으로 시적 효과를 극대화할 수 있는 시적 기법이 상징이 아니겠는가?상징을 활용해보자.
상징을 이해하는 것은 시를 이해한 것과 마찬가지다. 시의 지니는 내포성, 암시성은 상징에 기인하는 경우가 얼마나 많은가. 상징은 시의 속성을 잘 반영한다. 그러면, 상징은 무엇인가. 상징은 보조관념으로 원관념을 드러내는 것이다. 예를 들어 보조관념인 비둘기를 통해 평화를, 백합을 통해서 순결을, 연꽃을 통해서 불교를 암시하는 것도 소박한 의미에서 상징이다. 그러니까 상징은 기호와 유사한 속성이다.

상징은 원래 '함께 던지다', '조립하다', '짜맞추다' 라는 그리스어 symballein에서 유래한 말이고, 그것의 명사형인 symbolon은 '부호', '증표', '기호'라는 뜻을 가지고 있다. 어원에 의하면, 상징은 부호나 증표, 기호를 결합시킴으로써 의미가 드러나는 것이다. 이를 설명하기 위해 동원되는 신표인 거울에 대한 일화는 많다. 그 중 하나가 삼국사기 나오는 신라 율리(경주)에 사는 설씨녀(薛氏女의) 거울이야기다. 설씨녀는 늙고 병들고 허약한 아버지의 병역을 대신하겠다는 가실(嘉實)에게 병역을 마치고 돌아오면 결혼을 하겠다고 약속하고 그 신표로 거울을 꺼내어 반을 갈라 각각 한 조각씩 나눠가져 훗날 거울을 신표로 이것을 합치기로 했다. 그런데, 가실이 오랫 동안 전선에서 돌아오지 않자 아버지는 강제로 딸을 다른 데로 시집을 보내려고 했다. 그 때 가실은 해골처럼 마르고 남루한 차림으로 돌아와 몸에 지녔던 깨어진 거울을 던지니, 그 신표를 보고 설씨녀는 기쁨에 넘쳐 울었다는 얘기다.
이 깨어진 거울이 상징이다. 이 거울조각은 가실이 설씨녀와의 혼약을 상징한다. 이 신표인 거울 조각은 그 거울 조각 자체로서의 의미보다는 그것이 혼약을 상징한다는데 가치가 있는 것이 아니겠는가. 결혼할 때의 예물로 주고받는 반지도 마찬가지가 아닐까. 금반지는 두 사람의 변함없는 사랑을 상징하는 것이 아니겠는가?
이제 상징에 대하여 보다 구체적으로 살펴보자. 상징은 직유나 은유와는 달리 원관념이 숨어 있다는 관점에서, 오규원이 에서 제시한 다음 예문을 살펴보도록한다.

1) 길처럼
길처럼 길게 드러눕는 그리움

2) 그리움은 길게 두러누운 길

3) 길게 드러누운 그 길로
바람이 오고 그대는 가고
산 너머 바다는 아니오고
파도 소리만 오고
그대의 모습으로 여기저기 풀이 자라고

1)과 2)는 원관념(그리움)과 보조관념(길)이 함께 드러나 있다 그러나 3)은 '길'만 있고 길의 원관념은 숨어 있는 것이다. 3)과 같이 불명확한 어떤 것(여기서는 편의상 그리움이라고 본다)을 길이라는 명확한 형상을 통해 표현할 때 그것이 상징이 된다. 여기서 오규원은 상징이 시인이 어떤 것을 숨겨 표현하기 위해서 의도적으로 사용하는 것이 아니라, 그렇게밖에 표현할 수 없을 때 사용한다라는 의미심장한 지적을 하고 있다. 다시 말해 3)은 길을 통해서만이 시인이 느끼고 있는 그리움의 실체를 표현할 수밖에 없다는 그런 의식에서 행해지고 있다는 것이다.
3)의 길을 읽으면 이상하게 그리움이 암시되지 않는가.
일반적으로 상징도 다른 뜻을 함축하고 있는 이미지라는 점에서 은유의 일종이라고 본다. 그런데 은유는 두 사실 사이의 유사성, 상호관련성을 근거로 1 : 1(그리움 : 길)의 유추적 관계에 의존한다. 그러나 상징은 유추적 관계로 파악할 수 없을 만큼 보조관념이 환기하는 원관념 사이는 깊은 심연이 존재한다고 볼 수 있다. 그러면, 그 심연을 매우는 것은 무엇일까. 아마, 그것은 주술적, 마술적 힘 같은 것이 아니겠는가.
여기서 마광수의 을 참조해 볼 만하다. 상징과 비유의 기능적 차이를 설명하면서, 비유는 대개 회화적인 묘사의 목적을 위해 존재한다고 보고, 상징은 더욱 넓고 깊은 의미를 함축한다고 보는 것이다.

꽃가루와 같이 부드러운 고양이의 털에
고운 봄의 향기가 어리도다
-이장희,

위의 비유는 정확한 그림을 위한 비유라고 본다. 그러니까, 이 비유는 회학적 이미지를 제시한 것으로 그치고 무슨 심각한 의미가 함축되어 있지는 않다고 보는 것 아니겠는가.

이것은 소리없는 아우성,
저 푸른 해원을 향아혀 흔드는
영원한 노스탈쟈의 손수건
-유치환, 에서

여기서 '소리없는 아우성'이나 '노스탈쟈의 손수건' 등은 인상에 의한 감각적인 비유들로써 그려진 '깃발의 그림'은 아니다. 어떤 고귀함, 어떤 이상적인 상태를 그리워하며 몸부림치는 정신적인 태도를 암시하고 있다고 보기 때문에 이는 비유가 아니라 상징에 속하는 것이다.(서정주) 이런 점에서 상징은 한편으로 '확장된 은유'라고 부를 수 있다고 본다. 이렇게 은유가 확장된 상징은 원시적이고 마술적, 주술적인 결합의 양식이기도 하다는 것이다. 이런 관점에서 상징이 표출하는 관념은 어디까지나 어떤 비논리적인 힘에 의하여 드러난다고 볼 수 있겠다.
플라톤은 이 세상의 모든 사물이 이데아 즉 '본질적인 관념'의 세계의 희미한 그림자에 지나지 않는다고 말한바 있는데, 이는 상징의 토대를 제공하는 것이 아닌가.
우리는 누구나 밤하늘의 별을 보면서, 어떤 신비로운 것을 느낀다. 논리적으로 설명할 수 없는 무언가를 느끼지 않는가. 그렇다면, 별은 상징이 아닌가. 별하늘의 별이 환기하는 그 무엇은 논리적으로 유추되는 것이 아니라 무슨 마술처럼 머리속에 그냥 희미한 관념이 떠오르는 것이다. (글 이상옥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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